본문 바로가기
20세기 음악

표현주의 음악과 인상주의 음악

by sonare 2022. 11. 19.

표현주의 음악과 인상주의 음악

 

 

 

1. 표현주의 음악(Expressionist Music)

 

Egon Schiele - <Self-Portrait with Physalis>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인상주의가 프랑스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 사조라면 표현주의는 독일적 예술 사조이며, 두 양식은 모두 미술에서 비롯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표현주의는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1880–1938), 에밀 놀데(Emil Nolde, 1967-1956), 에리히 헤켈(Erich Haeckel, 1883-1970),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 1880-1916) 등의 화가들과 브뤼케(다리파, Die Brücke), 청기사파(Der Blaue Reiter)와 같은 표현주의 단체에 속한 예술가들에 의해 비롯되었으며, 후에 문학과 음악과 같은 다른 예술분야에 전파되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표현주의는 자연주의에 대한 거부의 형태로 시작되었으며 이는 전통적 미학에서 탈피하여 추하고 혼란스러운 것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예술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표현주의 양식은 인상주의가 빛과 일상적 주제에 집중한 것과 다르게 오로지 감정과 감각을 중점으로 두어 표현하고자 하였다. 표현주의에서 선과 색채는 그저 삶의 불안, 절망, 몰락, 괴로움과 같은 파괴적이고 위협적 감성이 주가 되는 감정 표출의 수단일뿐이었으며 예술적 과장과 왜곡 등을 통해 앞선 시대보다 철저히 주관적인 방식으로 표현력을 극대화하였다.

   20세기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는 '무조성'으로 표현주의 음악의 양식을 구축하였다. 무조성이란 의도적으로 조성, 으뜸음을 포기하여 화성적 중심이 사라지는 개념을 의미하며, 쇤베르크는 또한 12음기법(Twelve-tone Technique, Dodecaphony)이라는 독자적인 작곡체계를 착안하여 표현주의적 의미와 무조성을 더욱 구체화하였다. 12음기법은 한 옥타브 안에 속한 12개의 반음으로 구성된 반음계이며 조성의 기능에서 벗어나 모든 음(12음)이 평등한 관계를 이루어 하나의 재료가 되는 작곡기법이다.

   20세기 초, 시대가 격변함에 따라 예술의 양식 또한 시대의 흐름을 따랐다. 하지만 그 시대가 변화하는 속도가 쾌속함에 따라 우리는 20세기의 음악이 19세기 음악과 단절된 것처럼 느낀다. 음악의 흐름이 단절되었다는 것은 음악적으로 온음계적 화성 구조, 규칙적인 운율감, 아름다운 소리의 미학, 난해하지 않으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선율, 형식의 균형미 등 19세기까지의 음악예술에 대한 이상과 미학에 차이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수년 전인 후기 낭만시대의 과도한 반음계적 진행, 인상주의 음악의 기존 화성법에 대한 해체 등 다양한 현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으로 보아 음악예술의 미학 변혁이 무조적 모습으로 20세기 초에 불현듯 등장한 것이 아님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후기 낭만주의, 인상주의 시대의 음악은 화성의 기능은 여전히 존재하였다는 차이가 있으며, 그에따라 20세기 초반 1908년에서 1923년 사이의 음악은 '무조성'의 시기로 정의하기도 한다.

 

 

 

2. 인상주의 음악(Impressionist Music)

 

Pierre-Auguste Renoir - <Portrait of Irene Cahen d'Anvers>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Pierre-Auguste_Renoir

 

 

 

   인상주의는 조형예술을 통해 통용된 프랑스 중심의 양식개념으로, 색채와 질감 자체에 관심을 두어 빛과 대기의 영향 속에서 대상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미술사에서의 인상주의는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1832-1883),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등 많은 예술가를 낳고 광범위하게 발전한 방면에 음악사에서의 인상주의는 보다 유래가 깊지 않다.

   인상주의 음악은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 1862-1918)의 음악과 관련되어 그의 음악에서 비롯되어 나타났기 때문에 드뷔시의 독자적 양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다지 팽창하여 발전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인상주의 음악을 정의할 때 인상주의 양식의 역사가 드뷔시의 창작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드뷔시는 음악에서의 인상주의적 표현을 위해 기존 화성법을 탈피하여 온음음계(Whole Tone Scale), 반음음계(Chromatic Scale), 5음음계(Pentatonic Scale)와 같은 온음계적 개념의 구조를 사용하였으며, 7도, 9도, 11도, 13도 화음을 통한 불협화음을 삽입하여 기존 기능에서 벗어난 화성법의 긴장구조로 그의 음악을 구성하였다. 온음음계는 한 옥타브를 6개의 온음으로 등분한 음계로, 음의 간격이 상대적으로 일정하기 때문에 기존 장/단음계에 비해 음정 관계가 모호하여 불안정하며 목적지가 뚜렷하지 않은 듯한 효과를 주는 특징이 있다.

   음의 색채는 드뷔시의 음악에서 반드시 논해야 하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음의 색채는 시대가 흐르면서 19세기에 비로소 선율, 화성, 리듬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요소로 자리매김했으며, 이는 음악의 이미지를 보다 감각적이고 입체적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음의 색채적 특징은 드뷔시의 섬세하고 정교한 관현악법을 통해 절정에 이렀으며 그의 음악에 새롭고 풍부한 뉘앙스를 부여하는 변수가 된다.

   또한 드뷔시는 그의 작품에 다른 인상주의 예술처럼 소소한 주제나 자연물에 기인한 표제를 붙이곤 하였지만 2권으로 이루어진 피아노곡집인 <Préludes>(전주곡집)처럼 중립적 제목을 앞세우고 그 뒤에  'Brouillards'(안개), 'Voiles'(돛)와 같은 표제를 부제로 나타내어 표제음악이 그의 주된 관심사가 아님을 시사하였다.

 

 

댓글